언제나처럼 알리바이부터 풀자면, 나꼼수는 몇 회 빼고는 즐겨 듣지도 않았고(길어! 아침에 못들은 시선집중 팟캐스트로 듣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) 김어준은 그럭저럭 센스는 있다고 생각하지만-가끔은 날카롭기도 합니다. 사실 그런 종류의 수사적인 날카로움은 가시적이고 물적인 수사법에 대해 초신앙적 숭배심을 보이는 (한국)인터넷 잉여들의 취향만 무시하면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-그다지 신뢰성을 보낼 이유까진 못 느끼는 부류입니다. 방송 자체의 내용도 무리수가 긍정적인 개그보다 좀 더 많다고 생각하고 있고 말이지요. 하지만 요즘 나꼼수를 향한 비판을 보고있자면 그것도 별로 타당한 것 같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아요. 그 대부분이 나꼼수의 강력한 영향력을 걱정하면서 그게 올바른 역할을 못한다고 우려하는 것인데, 일단 그 영향력에 대한 과대평가(...)는 둘째치고서라도, 가벼운 개그가 확산되는 영향력을 경계하면서도 그게 좀 더 많은 책임을 떠맡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건 좀 모순되어 보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. 적어도 한국에 마땅히 있어야 할 데일리쇼나 콜베르 리포르 포지션의 방송이 하나쯤 더 생긴건 반가워할 일에 가깝고, 그게 정규 방송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찾아듣는 한줌 청취자에게나 어필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기도 하지요. 나꼼수를 두고 나온 말 중에 가장 시큰했던 게, 요즘 한국의 뉴스는 모두 폭스뉴스 같다는 말. 와 씨, 너무 정확한 지적이야. 그러니까 나꼼수가 그런 폭스뉴스 복제품의 반대편에 있다고 해서 동등한 비중과 책임을 요구하는 것보다는 그것보다 더 적당한 대체물이 없는 사회의 문제가 뭔가 고민해보는게 더 낫지 않겠습니까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