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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파하는 사람들
평생을 재능있는 문학청년으로만 살다가 수상쩍은 세계로 내파한 영혼들의 전당. 손창섭, 김지하, 김승옥, 이문열. 그리고 이제는 황모작가의 입성을 축하해줘야겠습니다.
이 땅에서는 글깨나 쓴다는 자들이 왜 이런 말로를 심심찮게 걷는지 모를 일이군요. 그들의 감수성이 글을 벼려내기보다는 조악하고 괴상한 독트린의 성을 쌓는데 모두 쓰이고는, 마침내 우스꽝스런 인사말을 남기고 그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일 말입니다. 적어도 오래전의 작가들만해도 글에 깔리고 치일 때까지 계속 미지의 세상을 걷는 탐구자가 훨씬 많았다고 생각하는데 대체 뭐가 변한건지 모르겠습니다. 그들이 소설로 꿈꾸게 하기에는 너무 각박한 세상을 만들어 준 탓일까요. 아니면 팔구십이 되어서도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감추지 않는 세상의 수많은 다른 작가들에 비해서 너무 똑똑하기 때문일까요.


ps: 하지만 황석영에 있어서만큼은 오늘의 그가 저언혀, 하나도, 정말이지 하나도 놀랍지 않습니다. 오히려 [아, 이제서야]라는 느낌이에요. 그가 그려낼 수 있었던 세계의 종착역이라고 해봤자 아마 거기밖에 없었을 거라고 이해합니다.

ps2: [탑]정도는 재밌게 읽었지만(우왕 차라리 그가 밀덕의 길로 나갔더라면) [무기의 그늘] 따위가 대표작인 작가에게 노벨상이라도 덜컥 줬다면 정말 울어버렸을 겁니다. .......저는 꽤 한동안 이 소설을 어떤 고매한 의도에서 일부러 조악하게 쓴 것이 아닌가 의아해했던 적이 있습니다...시간아깝게스리.

ps3: 며칠 전 쏜교수님의 아침방송에서 [시인 김지하]를 인터뷰하던데....................헐. 영감님 이제는 평범한 인간의 햏력 따위로는 도저히 이해불능한 경지.

ps4: 그러니까, 중2병은 늙어 죽도록 안 낫는 병이라니까요.
by 근엄자 | 2009/05/15 22:17 | 책으로 숨쉬기 | 트랙백 | 덧글(8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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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한아 at 2009/05/15 22:25
랜덤 이글루로 들어와서 잘 읽고 갑니다. 방금 전 랜덤으로 도달한 이글루도 이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, 큰 이슈였다는 걸 이제야 알았어요 .... 작가의 행적 자체에 관심이 없었던 저한테는 꽤 깜짝스러운 일이었는데, 해석하는 시각이 재미있어서, 흥미롭게 읽고 갑니다. 안녕히 계세요 :9
Commented by 근엄자 at 2009/05/16 19:23
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^^. 말 한마디 던지면 이슈가 되는 사람들의 생각은 어쩌면 쉽사리 상상이 안되는 것이지 않는가 생각해봅니다.
Commented by Wizard King at 2009/05/15 22:30
아 그렇잖아도 요즘 방에 누워 뒹굴뒹굴거릴 때 무기의 그늘을 읽어볼까 하고 있었는데 -_- 이런 일이... 그렇지만 장길산은 훌륭했어요.
Commented by 근엄자 at 2009/05/16 19:24
이런건 언제나 그렇듯이 주관적인 법이지요......하지만 퇴보하는 작가도 있다니까요. 진짜로.
Commented by Wizard King at 2009/05/16 21:07
전 박노자 선생님의 글을 읽고 정말 가슴이 아프더군요. 갑자기 이 '비극'이 그냥 뉴스가 아니라 진짜 시대적으로 경악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.

http://blog.hani.co.kr/gategateparagate/20925

뭐, 근엄자님께서 어떤 기준으로 특히 그 글을 평가하셨는진 모르겠지만 이분은 그 책을 상당히 의미있게 보시는 듯해요. 저도 이미 죽은 사람을 추억하기 위해서라도 어서 읽어야겠습니다만..
Commented by 근엄자 at 2009/05/17 22:16
예, 박노자 선생님이 그 글을 교재로 쓰셨다면, 정 정말 딱 맞는다고 생각해요. 정말 직설적이고 도식적이거든요. 게다가 다른 월남전 텍스트에 비하면 식민이론의 도식이 거의 확연한 이 소설은 정말 교재로 쓰기에 좋을 거예요. 그런 면에서 좋은 텍스트일지는 모르겠어요.
Commented at 2009/05/19 01:08
비공개 덧글입니다.
Commented by 근엄자 at 2009/05/20 21:28
진상 뭐 있겠습니까. 진교수도 그놈의 샤블대 미학과 선배님이 무서운지 별말 없으시고.....황작가는 이 태평성대가 죽을 때까지 이어질지도 모르고....대충 마무리?

- 오오 프랭크 밀러에 대해 제가 모르는 좋은 얘기를 잔뜩. 감사합니다. 여태껏 본 몇몇 작품은 정말 놀라웠는데, 역시 사니 높으면 골도 깊은가 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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